70년대에 초등학교를 다녔는데 어려서부터 과학자에 대한 꿈을 가지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과학 혹은 공학 분야 전반에 걸쳐 흥미가 있었고 사회적 격려와 분위기에 따라 성장하다가 대학은 자연스레 “자연과학” 대학으로 진학했습니다. 가족 중에 이공계 출신 어른들이 많았던 것도 영향을 끼쳤을지 모르겠네요. 우리 때는 대학 2학년 때 자연과학 전공을 정했는데, 화학은 다른 동급생들이 보여주는 천재성이 없더라도 좋은 성과를 낼 수 있고, 여러 다른 분야에 골고루 응용되는 이공계와 산업계 공통학문 같은 성격이 있어서 전공하였습니다.

80년대에는 국내 실험 장비나 연구 인프라가 충분하지 못해서 논문이나 잡지에 나오는 레이저와 컴퓨터를 활용하는 광화학 분야를 전공하여 실험하고 싶었습니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시설이 갖추어져 있던 연구실에서 석사를 할 수 있었고, 역시 같은 분야로 박사 학위를 위해 유학가서 마음껏 연구 결과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목표한 분야의 최고인 사람들, 연구기관에서 함께 연구하며 배우는 것이 정말 많고 이룰 수 있는 것이 많습니다. 최대한 그런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다만 노벨상 수상이나, 새로운 초전도체 합성 같은 가시적 효과를 목표로 하지 않았다는 점도 말해주고 싶습니다. 과학 연구의 목표는 운동의 금메달이나 우승과는 조금 결이 다르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학생들이 성장하여 자기 분야에서 성과를 내는 것을 보았을 때

내가 가치있다고 생각하는 것을 즐기면서 최선을 다하는 일을 할 수 있다는 점

내가 우리 사회에서 받은 혜택과 도움을 어떻게 환원할까 할 때 나의 작은 노력이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점

고등학교나 대학교에서는 관련 분야를 넓게 알아가는 것이 필요하고 좋은 교양화학, 교양과학 책을 많이 읽어보면서 흥미를 가지는 것과 수학, 물리학, 생물학, 지구과학, 공학, 의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기본기를 갖추는 것이 중요합니다

냄새나고 위험한 실험실에서 밤새도록 실험하는 것이 화학이라고 생각한다면 AI, 로봇, 컴퓨터 프로그램이 화학 분야에서 얼마나 많이 쓰이고 있는지 알아보라고 이야기 해줍니다.

화학은 기초 과학, 특히 수학과 물리학에 대한 이해를 요구합니다. 그리고 현대 의약화학은 분자생물학 시스템을 대상으로 하지요. 따라서 생물학에 대한 이해도 필요합니다. 고등학교 때부터 이러한 과목들을 충실히 학습하여 화학 개념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십시오.

화학은 응용분야가 너무 넓기 때문에 현대 문명의 central science 라고 불립니다. 원자와 분자를 다루고, 물질을 변화시키고, 변화량을 측정하는 행위가 모두 화학이기 때문입니다. 화학 의 여러 관련 분야를 탐색해 보고 자신의 관심사와 일치하는 분야를 찾아보세요. 화학을 공통점으로 삼고, 그것을 활용하는 흥미있는 또 다른 전공을 하나 쯤 더 생각하여 화학+수술, 화학+우주선, 화학+전자공학… 등으로 진로를 생각해 보는 것을 권합니다.

우선 화학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연습을 하기 바랍니다. 요즘 좋은 전문자료를 구하기 너무 쉬워졌으니까요.